[시니어 커리어 개발] 정년 후 일에 대한 가치관 변화, 타인에 대한 공헌을 중시
2024. 10. 31.
리쿠르트워크스 연구소는 시니어 인재를 대상으로 정년 전후의 일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정년을 앞두고 일에 대한 가치를 잃어가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정년 후에 많은 시니어는 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정년 후 시니어가 직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확인해본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일할까? 물론 많은 사람은 경제적 안정을 원한다. 벌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입을 얻기 위한 수단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일하는 것의 의미는 그뿐만이 아니다. 일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것을 얻고 있다. 도날드 E. 슈퍼는 일에 대한 가치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그는 직업가치(work value)를 경제적 안정 외에도 자신의 능력활용,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 등 20가지 척도로 정리했다.
일에 대한 가치관은 직업 선택뿐만 아니라 일 이외의 생활에서 다양한 역할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정년 후 생활에서 일의 비율이 떨어지지만, 가정·가족, 예술·취미·스포츠, 지역·사회활동 등의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이러한 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리쿠르트워크스 연구소는 직장인이 일할 때 느끼는 가치관을 ‘타인에 공헌’, ‘생활과 조화’, ‘일로부터 체험’, ‘능력의 발휘·향상’, ‘몸을 움직이는 것’ ‘높은 수입이나 명예’ 6가지로 분류하였다.
리쿠르트워크스 연구소는 60세 미만의 취업자(정년 전의 취업자)와 60세 이상의 취업자(정년 후의 취업자)를 대상으로 일에 대한 가치관을 조사했다. 정년 후의 취업자는 ‘다양한 사람과 교류기회’, ‘일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함’, ‘열심히 몸을 사용해 일하는 것’이라는 가치관을 중시하고 있지만, ‘높은 수입을 얻는 것’, ‘승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가치관은 감소하고 있다.
그럼, 나이가 들수록 그 가치관이 어떻게 변할까?
20대는 일에서 많은 가치를 찾는 연령대다. 20대는 '높은 수입이나 명예’라는 목표를 가장 중시한다. 이러한 목표는 일에 관한 능력을 확장하는 동기부여가 되어, 직장에서 건전한 경쟁을 유발하고 조직의 성과도 높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젊은 사람들이 높은 수입이나 명예에 가치를 느끼고 경쟁을 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일을 통한 체험’, ‘능력의 발휘·향상’이라는 목표도 중시하고 있다. 20대는 새로운 일에 재미를 찾고 일 능력의 향상을 실감할 수 있는 연령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일을 통해 느끼는 가치는 줄어든다. 물론, 나이가 들어도 ‘높은 수입이나 명예’에 가치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회사에서 지위와 수입을 높이는 데서 삶의 희망을 찾는 사람은 30대나 40대 시점에서 많다. 다만, 그 이외의 다른 요소는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생활과 조화'는 계속해서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이것은 가정을 갖고 부양할 가족이 있기 때문에 일을 통해 가족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50대에 이르면 일에 대한 대부분의 가치관이 떨어진다. 50대에는 지금까지 가치의 원천이었던 ‘높은 수입이나 명예’라는 가치관도 감소하고, 일에 대해 거의 가치를 느끼지 않게 된다. 직책정년제(임금피크제)에 들어가면 무엇을 삶의 보람으로 삼아야 할지 목표를 잃는 사람도 많다.
대부분의 시니어 인재는 50대 초반에 일에 관해 가장 고민하고, 일에 새로운 가치를 찾는 전기를 경험한다. 심리학자 융은 40세를 인생의 정오로 보고, 그 시점에서 사람의 개성화가 진행된다고 했다. 그러나 인생 100세 시대에 그 시기는 다소 후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50대 전반을 바닥으로 ‘높은 수입이나 명예’를 제외한 모든 가치관이 70대 후반까지 가치가 높아진다. 50대는 일에 무엇을 요구할지에 관해 큰 전기가 되는 연령이다.
50대에 잃어버린 일에 대한 가치가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재생된다. 그리고 정년 이후에 발견하는 일에 대한 가치관은 20대의 가치관과 크게 달라진다.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 가치관으로 ‘타인에 대한 공헌’, ‘몸을 움직이는 것’ 등이 있지만, 모두 20대에서 중시되지 않는 가치다. 많은 사람은 일에 대한 가치관을 단순히 회복하는 것만이 아니라, 일 속에서 새로운 가치관을 찾아가고 있다.
정년 후에 일에 대해 무엇을 기대하는가
◇ 나이가 들면서 '타인에 대한 공헌'에 높은 가치를 둔다
타인에 대한 공헌이라는 가치관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에서 고객에 한정하지 않고 사내외에 관계 없이 널리 타인에게 공헌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정년 후에 늘어난다.
타인에 대한 공헌은 일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한다는 요소도 포함하고 있다. 일이란 본래누군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행위이지만, 정년 전의 사람들은 그러한 의식이 낮다. 보다 좋은 커리어를 쌓고, 수입을 높이고, 가족을 편하게 하고 싶어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대부분일 것이다. 요컨데, 정년 전의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의식이 강하다.
이에 반해, 정년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공헌하고 그들을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일에 대해 본래의 의의를 부여하고, 일에서 의미를 찾는다.
◇ '몸을 움직이는 것'의 가치는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한편, '생활과의 조화'는 '무리 없이 일을 할 수 있는 것', '자기 자신이 원했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직업이 안정되고 장래에 불안이 없는 곳에서 일하는 것' 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워라밸이 유지되면서 생활에 필요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중시하는 가치관이며, 일은 생활의 수단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이런 가치관은 연령별 변화가 적다.
이어 '일로부터 체험' 요소는 20대에 높지만 중년에 걸쳐 떨어진다. 그리고 정년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20대 수준까지 회복된다. 이것은 ‘설레는 체험’, ‘다양한 사람과 교류할 기회’, ‘여러 종류의 활동’, 등 일을 통한 체험을 날마다 즐기는 것을 중시하는 가치관이다. 많은 사람이 젊은 시절에는 이러한 가치관을 중시하지만, 긴 회사인생에서 이런 순수한 감각은 서서히 상실된다. 사람은 중장년의 직장생활에서 잊었던 가치관을 정년 후에 되찾는 경험을 한다.
일을 통해 몸을 움직이는 것도 정년 후에 시니어에게 중요한 가치관이다. 몸을 사용하는 일에 대한 편견을 가진 화이트칼라는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을 통해 '몸을 움직이는 것'에 큰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는다. 닫힌 공간에서 나와 적당히 몸을 사용하는 일에 종사하는 것은 일상 생활을 규칙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운동도 된다.
◇ 능력을 발휘하거나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능력의 발휘·향상’을 목표로 하는 가치관이다. 나이가 들어도 다시 배우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계속 높이는 선택은 훌륭하다. 배움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평균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시기에도 능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다.
실제로 대인능력은 나이가 들어도 계속 성장한다. 대인능력은 일할 때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능력이다. 정년 후 일에 대한 확실한 의의를 찾아내면서 일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능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떨어지는 체력이나 기력, 처리능력, 논리적, 사고력에 대처하여 보유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런 가치관은 ‘높은 수입이나 명예’를 목표로 하는 일하는 방식과 관계가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높은 수입과 명예는 수입이나 지위의 향상 그 자체가 목적이므로 능력의 발휘·향상은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 '높은 수입이나 명예'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높은 수입이나 명예’라는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일을 통해서 높은 성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20대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 가치관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나이가 들수록 중요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정년 전 커리어에서 소중히 여긴 ‘높은 수입이나 명예’를 요구하는 가치관을 어떻게 하면 버릴 수 있을까? 그것이 정년 후 충실한 삶을 보낼 수 있는 관건이 된다. 50대에 일에 대한 의미를 잃고 헤매거나 정년을 앞두고 ‘높은 수입이나 명예’를 계속 추구하는 커리어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다.
인생 100세 시대에 70세나 80세가 되어도 일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그런 사회에서 ‘높은 수입이나 명예’를 목표로 하는 일 방식은 인정받을 수 없다. 기존의 자신의 모습이 지속될 수 없다고 깨달았을 때 일의 가치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어려운 일이지만 실제로 이런 어려운 문제에 많은 정년 퇴직자가 직면하면서 잘 헤쳐나가고 있다.
글쓴이, 이형종 박사(라이프플래닝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본 기사는 리쿠르트워크스연구소(https://www.works-i.com)의 온라인 칼럼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의 상황에 맞게 재편집하고 각색한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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